1. 변화의 기로에 선 전통 시장, 더는 옛 방식을 고수할 수 없다
전통 재래시장은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의 생활 중심지로 기능해 왔다. 신선한 농산물, 수산물, 반찬과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상거래 공간이기도 했다. 상인의 손길과 인심, 그리고 단골 손님의 관계를 통해 시장은 단순한 거래처가 아닌 지역 공동체의 심장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대형마트의 등장, 온라인 쇼핑의 보편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소비 위축까지 겹치며 전통 시장은 점점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60~70대 고령 상인이 대다수인 현실에서는 디지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상인들이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위기감 속에서 AI 기술 도입을 시작했고, 실제 매출 증대와 고객 회복의 효과를 보면서 그 흐름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2. AI 기술이 전통 시장에 들어오는 방식
AI 기술은 전통 시장에 여러 방식으로 스며들고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된 것은 고객 분석 기반의 상품 배치 최적화 시스템이다. 과거에는 상인의 경험에 의존해 상품을 진열하고 추천했지만, 지금은 CCTV와 AI 카메라를 통해 유동 인구의 흐름과 고객 시선을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진열 위치를 제시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이는 마케팅 전문성이 없는 상인도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가능하게 해주며, 실제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는 AI 챗봇 기반의 고객 응대 및 재고 관리 자동화다. 소규모 점포는 인력이 부족해 전화 주문, 상품 문의, 재고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지만, AI 기반 챗봇을 통해 온라인 문의 대응을 자동화하고, IoT 센서와 연결된 재고 시스템으로 상품 부족을 미리 알 수 있게 됐다. 또한 AI 번역 서비스가 포함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상점은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높여 다시 찾는 고객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AI 기술은 거창한 설비가 아니라, 현장의 실제 문제를 해결해주는 실용적 도구로서 자리잡고 있다.
3. 상인의 역할 변화: 전통과 디지털의 공존이 필요한 이유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상인의 역할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물건을 진열하고 가격을 흥정하는 전통적 방식의 상인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기반으로 소비자의 니즈를 읽고, 온라인 주문과 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결하는 ‘디지털 상인’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야채가 요즘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어떤 시간대에 어떤 연령층의 고객이 많이 방문하는지를 분석해 상품을 기획하거나 이벤트를 준비하는 식이다. 이는 단순히 젊은 상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실제로 AI 시스템을 도입한 일부 60대 이상 상인들이 교육을 통해 활용법을 익히고, 오히려 젊은 고객들과 소통이 더 쉬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디지털이 인간적인 것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걸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것이다. 고객 응대의 친절함과 감성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이 기술과 연결될 때 훨씬 더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상인들이 늘고 있다.
4. 전통 시장의 미래는 기술과 사람의 융합 속에 있다
AI 기술이 전통 시장에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단지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이 흐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장비 보급을 넘어, 사용법 교육과 멘토링, 데이터 분석 지원, 온라인 유통 연계 같은 체계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사업은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이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소프트웨어 활용 교육과 ‘디지털 마인드셋 전환’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상인 스스로도 기술을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확장시켜줄 수 있는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전통 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만을 고수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옛날 방식에 AI를 덧입힌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야 하며, 그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의 감성, 경험, 고객과의 관계가 있어야 한다. 기술은 도구일 뿐, 시장의 진짜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AI를 통해 전통 시장은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고, 상인의 자존감도 다시 회복될 수 있다. 앞으로의 전통 시장은 단지 옛 것이 아닌, 가장 오래되었지만 가장 유연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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