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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꾸는 전통 직업

AI가 단청 장식의 색상 배치를 학습하는 방식

1. 전통 단청의 색상 배치는 왜 복원이 어려운가?

단청은 한국 전통 건축에서 목조건축물의 구조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해온 예술 기법이다. 주로 사찰, 궁궐, 정자 등 고건축물의 기둥과 서까래, 천장 등에 채색되어 있으며, 붉은색, 청색, 녹색, 황색, 백색 등 오방색을 기본으로 다양한 문양과 구성이 조화를 이룬다. 단청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상징성과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색상 배치에는 일정한 규칙과 미의식이 존재한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색이 바래고 벗겨지거나, 후대 복원 과정에서 원형과 다른 색이 사용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 후기나 고려 시대의 단청은 현재 원본 상태로 남아 있는 예가 거의 없어, 기존 자료만으로는 원형 색상을 정확히 추정하기가 어렵다. 또한 수작업으로 제작되었던 단청의 경우, 색상 간 경계가 완벽히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장인의 손끝에서 조절된 미묘한 농담(濃淡)과 배열 감각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디지털화하거나 복원하는 데에는 높은 수준의 감각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런 복잡한 문제 속에서, 최근 AI 이미지 학습 기술이 단청 색상 배치를 재현하고 복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가 단청 장식의 색상 배치를 학습하는 방식

2. AI는 단청의 색상 패턴을 어떻게 학습하는가?

AI가 단청 장식의 색상 배치를 학습하는 과정은 이미지 인식과 색채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우선, 고해상도 카메라와 스캐너를 이용해 각기 다른 시대와 건축물에 사용된 단청 이미지를 수집하고, 해당 이미지에서 색상 코드, 문양 구조, 배치 간격 등의 시각 데이터를 추출한다. 이후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분류 모델(CNN 등)에 입력하여, 특정 문양 유형과 배치 패턴에 따라 어떤 색상이 어떤 위치에 사용되었는지를 AI가 스스로 학습한다. 특히 AI는 사람이 인식하기 어려운 색의 농도 차이, 퇴색 정도, 반복 패턴의 규칙성 등을 수치화하고, 유사한 스타일 간의 관계까지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8세기 사찰 단청의 팔각 연꽃 문양과 19세기 궁궐 단청의 문양을 비교하면서, 동일 계열의 배색 논리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AI는 시간적으로 떨어진 단청 사례 간에도 공통된 미적 논리를 발견하며, 훼손된 부분이나 복원이 필요한 구간에 적절한 색상 조합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기존의 수작업 복원 방식보다 훨씬 정밀하며, 장인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3. AI와 장인의 감각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AI가 색상 패턴을 학습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전통 단청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청은 단순한 색의 배열이 아니라, 건축물의 기능, 위치, 상징성, 그리고 보는 이의 감정까지 고려된 예술적 표현이다. AI가 분석한 색상 배치가 이론적으로 완벽하더라도, 건물의 맥락이나 의식적 의미, 시선 동선에 따른 시각적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장인의 예술적 판단이 반드시 개입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웅전의 천장에 적용되는 연화문 단청과 외부 기둥에 그려지는 당초문 단청은 같은 색을 사용하더라도 그 농도나 강조 정도가 달라야 한다. 이처럼 상황에 따른 색채 조절은 AI가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실제 복원 현장에서는 AI가 제시한 색상 패턴을 바탕으로 장인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일부 장인은 자신이 수십 년간 사용한 색감과 붓 터치를 AI에게 데이터로 제공하며, AI는 이를 학습해 장인의 감각을 일정 부분 재현할 수 있게 된다. 이 협업은 전통 예술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복원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4. 단청 색채 복원의 미래를 여는 AI 기술

AI가 단청 색채 배치를 학습하고 응용하는 기술은 향후 문화재 복원, 디지털 아카이빙, 전통 색채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우선, 훼손된 건축물이나 문화재의 단청을 복원할 때, AI는 원본에 가까운 색 조합을 제시함으로써 복원 정확도를 높여줄 수 있다. 또, 전통 건축물이 현존하지 않는 경우에도 사진, 기록, 설계도 등을 기반으로 AI가 원래의 색상 배열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디지털 문화유산 콘텐츠 제작에도 직접 활용될 수 있으며, 해외 사용자들이 VR·AR 기반의 단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교육 현장에서는 AI가 생성한 색상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통 색채학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실제 장인 교육을 보조하는 시각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결국 AI는 단청이라는 전통 예술을 더 넓은 세계로 연결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되며, 문화유산을 과거의 유물이 아닌 미래의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